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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화 방금 내가 본 것이 무엇이냐?
“이 토끼같은 녀석아, 도대체 원하는 게 뭐냐?” 걸음을 멈춘 엽현이 돌아서자 노인이 차가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헤헤, 노인장. 저는 도일학원에서 왔습니다.” “원하는 게 뭐냐니까?” “그게 말입니다. 제가 노인장께 물건을 하나 부탁하려…….” “훠이-. 썩 꺼지거라. 노부는 더 이상 아무 물건도 만들지 않는다. 더 이상 찾아오지 말거라!” 매우 귀찮은 듯 손을 저은 노인이 그대로 문 안으로 들어 가버렸다.
다음 날도 어김없이 대장간을 찾은 엽현이 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얼굴을 빼꼼 내민 노인이 질린다는 표정으로 내뱉었다.
“이 녀석아, 아직도 말귀를…….” “아니면 제게 제련하는 법을 알려 주십시오!” ‘제련을?’ 어제 숙소로 돌아간 엽현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앞으로 경지를 올리기 위해 더더욱 많은 검이 필요할 것이다. 그때마다 엄청난 가격의 검들을 사 모으다 보면 싸우다 죽기 이전에 굶어 죽는 것이 빠를 지경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스스로 검 만드는 법을 배워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제련을 배워 보겠다고?” “그렇습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흥 다른 놈 찾아 가 보거라! 노부는 너와 노닥거릴 시간 없다!” “거둬주실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네가 나를 협박하는 것이냐?” 노인은 다소 화가 난 듯했다.
엽현이 황급히 손바닥을 저었다.
“그런 말이 아닙니다! 그러지 마시고 제게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 저는 생각보다 괜찮은 놈입니다!” “꽤나 낯가죽이 두꺼운 놈이로구나.” “노인장, 저는 진심입니다! 한 번 시켜봐 주시면 결코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흠… 낯가죽이 두꺼운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닳아 없어졌구나.” “…….”
노인이 잠시 엽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엔트리파워볼
“누가 네게 이곳을 알려 준 게냐?” “대장로입니다.” “음? 도일학원의 대장로?” 순간 노인의 눈썹이 꿈틀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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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노부는 제자를 받지도, 남의 물건을 만들어 주지도 않는다. 더 이상 귀찮게 굴지 말거라.” 노인이 더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돌아섰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혹시 주변에 추천해 줄 만한 사람은 없습니까? 저는 정말로 검집이 필요합니다. 저의 검을 감당할 만한 그런 강력한 검집이 말입니다!” “검이 아니라 검집이 필요하다고?” 노인의 표정에 잠깐이지만 호기심이 스쳐 갔다.
“그렇습니다.” “고놈 참… 어디 들어나 보자. 도대체 어떤 검집이 필요한 게냐?” “성계 급 검집입니다.” 순간, 노인의 입가에서 비웃음이 베어 나왔다.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됐다, 이만 물러가거라. 나는 가서 쉬어야겠다!” 실망한 노인이 돌아섰다.

엽현이 그의 뒤통수에 대고 냅다 소리를 질렀다.
“망할 영감탱이! 성계 급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서 그런 말을 지껄이는 것이냐! 당신 같은 돌팔이를 찾아온 내가 멍청이지!” “흥, 내가 그런 것도 모를까 봐 걱정해주는 게냐?” 노인이 소매를 펼치자 팔뚝만 한 길이의 쇠망치가 날아와 엽현의 발밑에 박혔다.
“한 번 확인해 보거라!” 성계 망치!
정말 성계 급이었다.
놀란 표정으로 망치를 바라보고 있는 엽현에게 노인이 약 올리듯 말했다.
“너는 그런 거 없지?” 엽현이 지지 않겠다는 듯 허리를 쭉 펴고 소리쳤다.
“흥! 없긴 왜 없어! 만약 내 물건을 보여주면 영감은 놀래서 오줌이나 지릴 텐데!” “하하하! 오줌을 지리게 만들어 준다고? 그거 참 재밌구나! 어디 한 번 뭐가 있는지 보자! 그러잖아도 요즘 오줌발이 시원찮았는데. 하하하!” “영감, 기왕 이렇게 된 거 내기 하나 하지. 만약 내 물건을 보고 영감이 조금이라도 놀란다면, 내게 검집을 만들어 줘. 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귀찮게 굴지 않겠다. 어때?” 그 말에 노인의 얼굴이 얼음장같이 차가워졌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검집 때문이었구나. 너 같이 속이 시커먼 검수는 천 년에 한 번 나오기도 어려울 것이다!”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하시지?” “좋다! 네 말대로 하마. 단, 내가 이기면 영원히 나를 찾아오지 않아야 한다. 약속할 수 있느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감 역시, 내가 이기면 군말 없이 내게 성계 검집을 만들어 줘!” “그러지. 자, 이제 네 보물을 꺼내 보거라.” 엽현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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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곤란하니 자리를 옮기자.”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엽현이 어디론가로 향했다.
노인은 그다지 달갑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엽현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EOS파워볼
그렇게 두 사람은 도일성 밖의 한적한 야산에 도착했다.
“자, 이제 꺼내 보아라.” 엽현이 씩 웃더니 지체없이 손바닥을 펼쳤다. 순간, 한 자루 검이 그의 손바닥 위에 떠올랐다.
그 검은 다름 아닌 탑 위에 꽂혀있던 검이었다.
검의 출현과 동시에 원래 맑았던 하늘이 순식간에 색을 잃고 어두워졌다.
순간 눈이 집채만 해진 노인이 자신도 모르게 엽현의 검을 향해 손을 뻗었다.
바로 이때, 엽현이 검을 거뒀다.

그러자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던 하늘이 순식간에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노인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엽현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이번 내기는 제가 이긴 것 같군요.” 노인은 엽현의 말투가 다시 공손해진 것도 모른 채 엽현을 향해 물었다.
“방금 내가 본 것이 무엇이냐?” “제 검입니다.” 엽현이 웃으며 말하자 노인이 고개를 흔들었다.로투스바카라
“이 검은 그 어떤 신병(神兵) 따위가 아니다. 단, 어떤 초월적인 존재가 검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지. 다시 말해, 원래 평범한 검이었지만, 주인이 비범한 탓에 검까지 비범해진 것이다.” 노인이 엽현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는 겨우 검선에 지나지 않은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곡을 찔린 엽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눈앞의 노인은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좋다. 네가 이겼다. 이런 신물을 살아생전에 보게 될 줄은 몰랐군!” 노인이 패배를 시인하자 엽현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검집은 언제 만들어 주시렵니까?” “…….”
‘뭐야, 혹시 이제와서 시치미라도 떼려는 건가?’ “보채지 마라, 한 입 갖고 두 말은 하지 않는다.” 자신의 속마음을 들킨 엽현이 쑥스러운 듯 혀를 내밀었다.
“제가 감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저는 전적으로 영감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하여간 말은……. 따라오너라!” 그 길로 엽현은 노인을 따라 대장간으로 돌아왔다.
대장간 안쪽으로 들어서자,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엄습해왔다.
노인은 익숙하다는 듯 대나무로 만든 침대 위에 그대로 엎어졌다.
“검을 한번 보자. 측량을 해야 하니까.” 그러자 엽현이 암창검을 꺼내 노인에게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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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잠시 살펴보던 노인이 같잖다는 듯 말했다.
“겉만 그럴싸하군.” “그럴싸하다니요? 무슨 뜻입니까?” “흥, 말 그대로 쓰레기라는 이야기다.” “이 검이 어떻게 쓰레기란 말입니까?” 따지듯 묻는 엽현을 향해 노인이 비웃음을 내비쳤다.
“제법 잘 만들어지긴 했다만, 재료가 형편없다. 만약 검령이 깃들어 있지 않았더라면 쓰레기라 부르기도 아까울 정도다.” 노인이 검을 내팽개치듯 돌려주었다.
“이 검으로는 안 돼. 다른 걸 줘 보거라.” “다른 검은 없습니다.” 쓴웃음을 짓던 엽현이 갑자기 표정을 바꿨다.

“헤헤, 기왕 이렇게 된 거 검도 한 자루 만들어 주시지 말입니다. 둘 다 영감의 손을 거치면 완벽한 조합이 탄생하지 않겠습니까?” “흥! 꿈도 야무지구나! 내가 약속한 것은 검집뿐이다.” “칫… 그럼 할 수 없죠. 이 검이 제게 있는 가장 좋은 검이니 이 검에 맞는 검집을 만들어 주십시오.” 엽현이 검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두들기며 말했다.
“잘 생각하거라. 다음 기회는 없으니, 더 좋은 검으로 시도하는 것이 좋다.” “왜 그러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다른 검은 없으니 지금은 이대로 만족하겠습니다.” 순간 노인의 눈빛이 번뜩였다.
“왜, 그 검 있지 않느냐?” “…그 검은 너무 강해서 제가 아직 다룰 수 없습니다.” 노인이 눈빛을 거두었다.로투스홀짝


“검을 잠시 내게 맡기면 네게 모조검을 하나 만들어 주겠다. 어떠냐?” “모조검? 무슨 뜻입니까?” “말 그대로 다른 검을 본뜬 가짜 검이라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네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
“만약 날 믿지 못하거든 상관없다.” 엽현이 고개를 저었다.
“그것이 아닙니다. 그 검은 제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이곳에 꺼내 놓는다면 큰 소동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음… 그렇다면 날 따라오너라.” 집 밖으로 나온 노인은 엽현을 데리고 어느 지하 통로로 들어갔다. 통로 안으로 들어간 그들은 아무 말 없이 두 시진을 걸었다.
마침내 그들이 다시 통로를 빠져나왔을 때, 눈앞이 밝아오며 황폐한 폐허가 나타났다.
폐허 가까이로 다가가니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화로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시뻘건 용암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이것은…?” “이 용광로 안은 지하 깊은 곳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로부터 지맥지력(地脈之力)과 암장지력(岩漿之力)이 흘러들어오지.” 노인이 손을 내밀었다.
“검!”
엽현이 손을 펼치자 탑 위의 검 한자루가 사라지더니 엽현앞에 나타났다.

그 순간, 예전과 같이 천지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를 본 노인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갔다.오픈홀덤
“이 세계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위력이라니……. 이 검의 주인은 도대체 얼마나 강했던 것이냐? 네 놈의 내력도 보통이 아니구나.” “저는 그저 평범한 무인일 뿐입니다.” “흥! 걱정하지 말아라. 노부가 의도가 있어서 그리 말한 것이 아니니.” 말과 동시에 노인이 손을 크게 휘둘렀다. 그 순간, 그들의 주변에 무형의 기운이 나타났다. 엽현은 순간 주위 공간이 매우 단단해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노인은 엽현에게 신경 쓰지 않은 채, 다시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그의 오른편에 한 무더기의 물건들이 나타났다. 척 보기에도 기이한 것이 보통 물건은 아닌 듯싶었다.
엽현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영감, 이것들로 검을 만드는 겁니까?” “그럼 네가 가서 재료를 구해 올 거냐? 구해오지 못할 거면 가만히 보고나 있거라.” 엽현은 속으로 매우 기뻤다. 적어도 재료값으로 돈을 뜯길 일은 없어 보였던 것이다.
사실 노인은 엽현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의 타오를 듯한 시선은 오직 엽현의 검을 향해 있을 뿐이었다.
엽현 역시 다소 흥분된 상태였다. 현재 그의 실력으로는 탑의 검을 휘두를 수 없는 상태였다. 다소 아쉬움이 있던 그에게 비록 모조품일지라도 그와 비슷한 검이 생긴다는 것은 희소식이었다.
“일단 검을 집어넣거라. 필요할 때 다시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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